나는 있는가 없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없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바로 그게 '나'다. 나라고 할 것은 없을지라도, 내가 없을 수는 없다. 무 無에서 유 有가 나왔다는 말이 있는데, 그 무가 바로 '나'다. 즉 나로부터 모든 것이 생겨난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에 있는 물상이 곧 나인 것은 아니다. 나로부터 생겨났다고 해서 그가 곧 나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부모로부터 자식이 태어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식이 곧 부모는 아닌 것과 같다. 그렇다면 여기서「아무것도 없다」라는 말의 뜻은 무엇일까? 이 부분에서 지금까지 많은 선각자의 가르침에 오해가 있었다. 아무것도 없다는 게, 물질적이며 감각적인 외부세계에서 아무것도 없다는 뜻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외부 세계에서의 감각적인 모습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