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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보다는 씨앗이 먼저

열매보다는 씨앗이 먼저 무형의 내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무형의 나 혼자 명상에 빠지거나 환희감 속에 젖어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에겐 때가 되면 울며 보채는 어린아이 같은 몸이 있으며, 사춘기 소년·소녀 같은 마음이라는 가족이 딸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도 욕구 충족과 즐거움 그리고 기쁨이 있어야 합니다. 내가 아무리 불교에서 말하는 공 空을 깨달으면 무엇합니까? 내 몸과 마음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거나, 남들 보기 창피하다고 아우성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나 자신이 무형의 존재임을 깨닫고 난 뒤에도, 나는 몸과 마음을 위해 기도합니다. 깨달은 뒤 나의 소망은 다시 경제적 여유와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것입니다. 무형의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우주에서 나를 위해 봉사하는 몸과 마음을 위해서 말입니..

깨달음의 서 2021.12.11

영적 진화와 깨달음

영적 진화와 깨달음 유형과 무형을 통틀어 온 세상에 오직 신만이 존재한다. 그리고 지금은 일부러 잊어버렸다 해도, 그러한 사실을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우리 인간이 곧 신이다. 이 세상에 오직 신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존재라면, 그가 바로 신 아니겠는가? 고로 '인간이 곧 신이다.'라는 논리가 성립하는데, 다만 여기서 얘기하는 인간은 육체를 가진 유형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몸과 함께 살아가는 무형의 영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말한다. 신은 영원한 존재이므로 소멸이라는 게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고로 우리는 눈에 보이는 육신으로서의 존재일 뿐만 아니라, 결코 소멸되거나 사라지지 않으며 동시에 보이지 않는 영적 존재인 것이다. 육신과 함께한다고 해서 육신이 곧 나인 것은 아니다. 이는 우리가..

깨달음의 서 2021.12.11

무화 無化

무화 無化 진리란 현실 세계에 있는 어떤 대상이나 이론 또는 학설이 아닌, 우리가 스스로 무화 無化 되었을 때 비로소 내면에서 저절로 인식되는 앎이다. 여기서 「스스로 무화된다 함」은 물질인 우리 몸이 무화되는 게 아니라, 정신적으로 스스로 아무런 주장을 내세우고 싶지 않은 마음 상태를 말함이다. 신에게 자기주장을 내세우지 않으며, 내면에서 일어나는 관념 또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우리의 의식이 무화된 것이다. 이때 우리는 텅 빈 우주를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데, 자신의 몸을 포함하여 우주 전체가 텅 비었다는 느낌이 든다.

깨달음의 서 2021.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