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그리고 또 63

담배를 피워 물다

담배를 피워 물다 굳이 끊을 것도 없이 당기지 않아 한 달여 동안 피지 않았던 담배를, 어느 소설가가 [버려진 섬마다 꽃은 피었다]로 시작 되는 소설의 첫 구절을 며칠이 지난 뒤 담배를 한 갑 피우며 고민 고민 끝에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로 바꾸었다는 그가 에세이로 쓴 글을 읽고 나서 나도 담배를 피워 문다 두 사람이 한 차에 타고 일하는 현장에서 젊은 동료 직원이 차안에서 단둘이 나눈 이런 저런 이야기를 수정, 각색하여 사무실 담당 계장에게 일러바치고는 나에게 한다는 소리가 그러게 제가 이 직장에서는 말조심하라고 했지요 라고 말하 는 그 입을 바라보며 나는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문다 김석기 2009

詩-그리고 또 2009.11.04

마음은 눈물로 적시고

마음은 눈물로 적시고 밤늦은 시간까지 음악에 빠져도 좋으리오늘은 왠지 밤을 잊은 채 음악에 묻히고 싶다음악에 묻힌 채 노래 부르고노래 부르며 마음을 눈물로 적시련다이 세상에 태어난 나는 누군가를 생각하듯누군가는 나를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나와 그의 그리움이 강물 되어 흐르고바다로 모여 다시 만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 밤이 새도록 음악에 젖어도 좋으리오늘은 왠지 음악에 묻혀 밤을 지새우고 싶다음악에 젖은 채 마음을 달래고마음을 달래며 밤새워 노래 부르련다 자란 김석기

詩-그리고 또 2009.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