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그리고 또 63

담배를 피워 물다

담배를 피워 물다 굳이 끊을 것도 없이 당기지 않아 한 달여 동안 피지 않았던 담배를, 어느 소설가가 [버려진 섬마다 꽃은 피었다]로 시작 되는 소설의 첫 구절을 며칠이 지난 뒤 담배를 한 갑 피우며 고민 고민 끝에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로 바꾸었다는 그가 에세이로 쓴 글을 읽고 나서 나도 담배를 피워 문다 두 사람이 한 차에 타고 일하는 현장에서 젊은 동료 직원이 차안에서 단둘이 나눈 이런 저런 이야기를 수정, 각색하여 사무실 담당 계장에게 일러바치고는 나에게 한다는 소리가 그러게 제가 이 직장에서는 말조심하라고 했지요 라고 말하 는 그 입을 바라보며 나는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문다 김석기 2009

詩-그리고 또 2009.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