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 78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신타 헤밍웨이 소설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제목 그대로 자문자답하고자 한다 종은 누구를 위하여 울릴까 집단도 개인도 아닌 모두를 위해 울릴 뿐이다 우주에 있는 모든 것은 우주에 있는 모든 것을 위해 존재한다 어느 개인이나 집단이 아닌 모두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 것이다 무엇이 나를 위한 일일까가 아니라 나를 위해 일어나지 않는 일이 없다 휴대폰 메모리 용량 부족으로 화면이 꼼짝 않는 일이 생기는 것도 나를 위해 일어나는 일일 뿐이다 그러니 나를 위한 일 찾는 것도 나를 위한 게 아닌 일 찾는 것도 모두가 다 부질없는 헛수고일 뿐 모든 건 나를 위해 일어나고 있다

詩-깨달음 2022.01.06

모든 기준은 나일 수밖에 없다

모든 기준은 나일 수밖에 없다 1. 나를 찬양하고 축복하며 내게 감사할 때 나는 신과 함께 하는 기쁨 속에 있으리라 다른 사람과 내가 마음으로 함께 할 때 비로소 나는 사랑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내가 받은 자유와 사랑에 대하여 신에게 감사할 때 진정 섬김을 받으리라 2. 모든 기준은 나일 수밖에 없다 밖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내 안에서 모든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사랑도 미움도, 풍요도 가난도 심지어 기쁨과 고통마저도 내 안에서 창조된다 내 몸 안에서 일어난다는 뜻이 아니라 내 안 즉 내면에서 일어난다는 얘기다 내면이란 시간 속 어떤 공간이 아니라 시간도 공간도 없는 관념 속 세계이다 우리는 물질 우주를 살아가는 게 아니라 플라톤의 이데아 세계에 살고 있다 불교 금강경에 나오는 일체유위법..

깨달음의 서 2022.01.06

해탈

해탈 / 신타 무엇으로부터 벗어나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서 벗어나는 것도 아닌 아무것도 없는 게 해탈일 뿐 아무것도 없음이란 깨달음을 통해 알아가는 없음인 자신을 홀로 깨닫는 것 내가 본래 아무것도 없음인데 없음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일 없음을 자각할 수 있을 뿐이다 자신이 무엇인지를 자각하는 것 일부러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는 저마다 자신을 기억하는 일이다 자신이 무엇인지를 기억하고 깨닫게 될 때 저절로 찾아오는 자유로움 깨달아 기억을 되찾는 일 나 자신을 깨닫는 것이며 그게 바로 해탈로 가는 길

詩-깨달음 2022.01.06

이데아 IDEA

이데아 IDEA / 신타 삶이란 지금일 뿐이지만 이미 지나온 그 위에 서서 다만 앞을 바라보며 가는 것 어느 쪽을 바라볼지는 저마다의 선택이겠지만 바라보는 곳을 향해 가는 지금 삶이란 것도 관념 지난 자리도 관념이며 바라보는 앞도 관념인 몸으로 행한 것을 관념으로 기억하는 게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일 뿐 관념이라는 무형이 기억되는 곳은 어디일까 다름 아닌 없음, 즉 무 無이다 관념이 기억되는 곳은 또 다른 관념 속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무의 세계다 아무것도 없는 무란 상상할 수조차 없는 없음으로 있는 세계 있을 수밖에 없는 없음 우리 자신이자 동시에 지금 여기 텅 빈 침묵

詩-깨달음 2022.01.06

무비공 無鼻孔

무비공 無鼻孔 / 신타 동학사 강백이었던 경허선사가 콧구멍 없는 소 얘기를 듣고 나서 문득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중노릇 잘못하면 요다음 생에 소로 태어난다는 말이 있는데 그렇다 해도 다시 태어나면서 콧구멍 없는 소로 태어나면 되지 않겠느냐는 말을 듣고는 무비공 무비공 외치며 방에서 뛰쳐나와 미친 사람처럼 웃으며 땅바닥을 뒹굴었다고 한다 깨달음의 기쁨에 겨웠던 것이다 콧구멍 없으면 코 뚫린 소처럼 끌려다닐 일이 없을 터이니 이게 바로 공 空이자 무아 無我 저마다 자신이란 아무것도 없음이기에

詩-깨달음 2022.01.05

동심으로 산다는 것

동심으로 산다는 것 / 신타 혹시 눈이 왔으려나 아침마다 창문을 열지만 눈을 보기 쉽지 않은 시대가 내 삶 앞에 널브러져 있음이다 지구 온난화가 심각하므로 자동차 운행을 줄여야 하고 기후 위기를 인식해야 한다며 열변을 토하는 선각자도 있지만 환경 파괴를 걱정하기보다는 지리산 산악열차가 생긴다면 타보고 싶은 철없는 1인이자 당해봐야 알게 되는 지각자다 동심으로 살라고 하면서도 철든 어른이 되기를 바라는 세상은 내게 두 갈래 길에서 모두를 선택하라고 가르친다 세상이 보여주는 길 외에도 두 길 사이 샛길이 있음이다 어렵사리 풀숲을 헤치다 보면 조용한 숲길이 나오기도 한다 세상 길 따라가고 싶지만 함께 살면서 무소의 뿔처럼 어차피 혼자 살아가는 것이다 나이 들어 동심으로 산다는 것

신작 詩 2022.01.05

망각과 기억

망각과 기억 우리는 모두 창조주이며 피조물이다. 알파요 오메가이며 시작이자 끝이다. 즉 인간으로서 우리 내면은 창조주이자 신이며, 외부는 피조물이자 인간의 형상이다. 어쩌면 우리의 현재 삶은 아름다운 죽음의 삶이다. 아름다운 죽음인 현재 삶에서 깨어나 새로운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하여, 영적 존재인 우리는 일부러 유한한 수명을 가진 육적 존재로 태어난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잃은 망각 상태에 빠져있음이다. 망각에서 벗어나 기억을 되찾았을 때, 우리는 새롭고도 충만한 삶을 살게 된다. 이것이 바로 자신을 깨닫는 일이다. 자신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깨닫는다는 건, 망각 상태에서 기억을 되찾는 것이다. 오감으로 감각되는 외부에 있는 인간으로서의 우리 몸과 마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에 있..

깨달음의 서 2022.01.04

「나」라는 것

「나」라는 것 불교에서 말하는 공 空이란, 생각·감정·감각 등이 일어나는 인간 내면에 있는 무형의 바탕을 말하는 것으로써, 우리는 이를 마음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고로 공이란 우리의 생각 속에 있는 관념일 뿐, 유형적으로 보이는 허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따라서 공이란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와 같이, 원자 안에 있는 원자핵과 전자 사이의 텅 빈 공간과도 다르다. 원자 안에 있는 텅 빈 공간은 지극히 작은 하나의 허공일 뿐이기 때문이다. 공이라는 것도 관념일 뿐이지만 허공이라는 관념과는 전혀 다르며, 공을 무형적 공간이라고 한다면 허공은 유형적 공간인 셈이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감각적인 대상에도 착시를 하거나 착각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이는 곧바로 바로잡을 수 있는데 반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

깨달음의 서 2022.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