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서 194

받아들임이란?

받아들임이란? 사랑이란 받아들임입니다. 여기서 받아들임이란, 내 앞에서 일어나는 일뿐만 아니라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까지 즉, 외부 세계의 모든 일과 내면에서의 모든 반응을 하나도 빠짐없이 받아들이는 마음 자세를 말합니다. 또 달리 표현하면 나와 남의 말과 행동은 물론이며,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조차 모두 받아들임을 뜻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겠죠? 그래서 사랑을 실천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여기서 우리가 착각하는 지점 하나를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깨달은 사람이라면 타인의 언행이나 일어난 사건이나 사고에 대하여,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으며 초연해야 한다고 우리는 흔히 알고 있고 그렇게 배워왔습니다. 불교의 가르침이 그렇고 노자 또는 도가의 가르침이 ..

깨달음의 서 2022.02.10

인간의 본질

인간의 본질 나란, 내 몸을 포함한 감각과 감정, 생각, 의지, 기억 등 나와 관련된 모든 것이 하나로 융합된 그 무엇입니다. 몸만이 나인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몸을 제외한 다른 것들이 모여 내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마치 모든 빛깔이 하나로 합쳐지면 아무런 빛깔이 없는 밝은 빛이 되는 것처럼, 우리 자신의 몸을 비롯하여 감각에서부터 기억까지 모든 게 하나로 합쳐지면 이게 바로 아무것도 없음이자 '나'라는 본질이 됩니다. '나'라는 본질은 아무것도 없음이자 무 無입니다. 우리 저마다의 몸이 죽음을 맞으면 몸의 기운은 '나'라는 본질 안에 그대로 남는 반면, 형체로서의 몸은 마치 땅콩 껍데기가 가을철 어느 순간에 알맹이와 분리되듯이 그렇게 분리되어 썩어갈 뿐입니다. 생명은 껍데기에 있는 게 아니..

깨달음의 서 2022.02.10

신 또는 우주의 목소리

신 또는 우주의 목소리 우리는 몸을 통하여 깨달을 수 없습니다. 오직 마음을 통해서 깨달을 수 있을 뿐이죠. 마음에 담긴 두려움을 포기하는 게 바로 깨달음을 얻는 지름길입니다. 몸을 통한 수행이나 명상 등은 감각적인 착각을 불러올 뿐입니다. 마음에 있는 두려움을 없앴을 때, 우리는 비로소 신 또는 우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신 또는 우주의 목소리는 마치 라디오나 TV 전파처럼 허공 중에 늘 흐르고 있지만, 우리는 두려움을 바탕으로 하는 마음속 이성 理性이라는 체로 걸러서 듣기 때문에 스스로 온전한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즉 몸속 뇌에서 행해지는 이성적 사유 때문에, 자신이 무엇인가에 대한 깨달음을 쉽사리 얻지 못합니다. 이성이라는 체와 그것의 바탕 에너지인 마음속 두려움을 없애는 게, 우리가 가..

깨달음의 서 2022.02.04

믿음과 깨달음

믿음과 깨달음 나는 그동안 나 자신을 믿지 못했으며 또한 신을 믿지 못했다. 생각이나 말로는 무소불위하고 전지전능한 존재라고 하면서도 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해온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신에게 나에 관한 모든 것을 맡기련다. 내 건강과 풍요와 관계에 대한 모든 소망을 신에게 내맡기고자 한다. 그냥 턱 놔버리면 되는데 지금까지는 이게 그렇게도 어려웠다. 60이 넘은 나이에 나 자신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나서도, 2년이라는 세월이 더 걸렸다. 신은 무조건적인 사랑이자 무소불위하고 전지전능한 존재임을 이제야 몸으로 느낀다. 즉 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으며, 내가 가진 소망을 들어주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음을 이제야 깨달아 가고 있다. 또한 신이 나를 심판하고 벌 줄 이유란 무엇인가? 자신을 믿지 않는다..

깨달음의 서 2022.01.21

점오점수 漸悟漸修

점오점수 漸悟漸修 시작부터 깊은 깨달음이란 없다. 처음엔 표면에서 시작된 깨달음이 점차 깊어지는 것이지, 단번에 깊은 깨달음이 있고 그와는 반대로 얕은 깨달음이 있는 게 아니다. 모든 깨달음은 표면에서 시작된다. 표면에서 시작된 깨달음이 점차 내부로 들어가 마침내 은산철벽 銀山鐵壁을 뚫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이를 점오점수라고 표현하고자 한다. 다른 사람의 경우에 그가 돈오점수 또는 돈오돈수를 주장한다면 그건 그의 경험이다. 따라서 돈오점수가 옳으니 돈오돈수가 옳으니 하고 따지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같은 형식으로 깨달음이 온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자신의 체험만이 옳다고 떠드는, 철학자 베이컨이 말한 동굴의 우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소치일 뿐이다.

깨달음의 서 2022.01.20

중도와 중심

중도와 중심 중도란 고정된 관념 덩어리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고정된 관념이 있는 한, 우리가 아무리 애를 써서 자신의 관념을 옳고 합리적인 상태로 만든다 해도, 그건 중도가 아니라 어느 쪽으로든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공을 얘기하면서 동시에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고 한다. 이 말은 마음 또는 다른 무엇인가를 내려놓는다는 게 아니라, 마음속의 관념을 모두 부수어 없애버리는 것을 뜻한다. 양변의 중심을 찾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양변과 중심을 모두 부수어 없앨 때, 그때가 바로 중도인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양변만을 생각해왔으나, 정녕 중요한 것은 중심을 부수어 없애는 것이다. 양변을 없애기는 오히려 쉽다. 문제는 중심이다. 자신 안에 있는 중심이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옳고 바..

깨달음의 서 2022.01.12

생명이란 기억이다

생명이란 기억이다 하나의 씨앗이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난 다음에도 싹이 튼다는 사실과 세포가 복제된다는 사실. 살아있는 모든 것의 형상이 거의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 이 모든 게 바로 기억의 힘입니다. 우주가 기억이고 기억이 곧 우주입니다. 기억이 곧 능력이자 신이며 나 자신이기도 합니다. 기억이 아니라면, 우리 인간이 기쁨에 기뻐하고 고통에 괴로워하는 것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기억이 있어야 기쁨과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것이지, 만일 기억은 없다면 기쁨 또는 고통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일 테니까요. 고로 기억이 모든 것입니다. 기억이 곧 신이자 우리 자신이며 생명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자각해야 할 것은, 우리는 우리 자신인 기억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태어난 뒤 어느 순간부터 ..

깨달음의 서 2022.01.10

영적인 나와 육적인 나

영적인 나와 육적인 나 몸으로서의 내가 표현하는 나! 그게 바로 영적인 나입니다. 몸으로서의 나 즉 육적인 내가 표현하는 '나'가 바로 영적인 나 또는 참나입니다. 그런데 육적인 나는 영적인 나를 표현할 수 있을 뿐 '영적인 나'가 될 수는 없습니다. 반면 영적인 나는 육적인 나를 표현할 수 있으며, 동시에 직접 '육적인 나'가 되기도 합니다. 영적인 나와 육적인 나 사이를 마음대로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거죠. 한마디로 '영적인 나' 안에 '육적인 나'를 비롯한 모든 것이 담겨 있음입니다.

깨달음의 서 2022.01.08

모든 기준은 나일 수밖에 없다

모든 기준은 나일 수밖에 없다 1. 나를 찬양하고 축복하며 내게 감사할 때 나는 신과 함께 하는 기쁨 속에 있으리라 다른 사람과 내가 마음으로 함께 할 때 비로소 나는 사랑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내가 받은 자유와 사랑에 대하여 신에게 감사할 때 진정 섬김을 받으리라 2. 모든 기준은 나일 수밖에 없다 밖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내 안에서 모든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사랑도 미움도, 풍요도 가난도 심지어 기쁨과 고통마저도 내 안에서 창조된다 내 몸 안에서 일어난다는 뜻이 아니라 내 안 즉 내면에서 일어난다는 얘기다 내면이란 시간 속 어떤 공간이 아니라 시간도 공간도 없는 관념 속 세계이다 우리는 물질 우주를 살아가는 게 아니라 플라톤의 이데아 세계에 살고 있다 불교 금강경에 나오는 일체유위법..

깨달음의 서 2022.01.06

망각과 기억

망각과 기억 우리는 모두 창조주이며 피조물이다. 알파요 오메가이며 시작이자 끝이다. 즉 인간으로서 우리 내면은 창조주이자 신이며, 외부는 피조물이자 인간의 형상이다. 어쩌면 우리의 현재 삶은 아름다운 죽음의 삶이다. 아름다운 죽음인 현재 삶에서 깨어나 새로운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하여, 영적 존재인 우리는 일부러 유한한 수명을 가진 육적 존재로 태어난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잃은 망각 상태에 빠져있음이다. 망각에서 벗어나 기억을 되찾았을 때, 우리는 새롭고도 충만한 삶을 살게 된다. 이것이 바로 자신을 깨닫는 일이다. 자신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깨닫는다는 건, 망각 상태에서 기억을 되찾는 것이다. 오감으로 감각되는 외부에 있는 인간으로서의 우리 몸과 마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에 있..

깨달음의 서 2022.01.04